고사성어
[역사] 거세개탁 [ 擧世皆濁 ]
청호반
2021. 12. 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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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음.
<출전> 초사(楚辭) 어부사, 맹자(孟子) 이루상(離婁上)

<초사>에 있는 이야기이다.
초나라 충신 굴원(屈原)이 간신의 모함을 받고 벼슬에서 쫓거나 강가를 거닐며 초췌한 모습으로 시를 읊고 있는데, 고기잡이 영감이 배를 저어 지나다가 그가 굴원인 것을 알고, 어찌하여 이 꼴이 되었느냐면서 안타까워하며 그 까닭을 물었다.
굴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 온 세상이 흐려 있는데 나만이 홀로 맑고 ( 擧世皆濁我獨淸 ),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이 홀로 깨어 있다 (衆人皆取 我獨醒 ). 그래서 쫓겨난 것이다."
그러자 어부가 말햇다.
" 세상이 다 흐리면 같이 따라 흐리고, 세상이 다 취해 있으면 같이 따라 취하는 것이 성인이 세상을 사는 길이 아닙니까? 무엇 때문에 남다른 생각과 남다른 행동으로 이 꼴을 당하고 계십니까 ?"
굴원이 대답했다.
"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고 (新沐者 必彈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턴다 ( 新浴者 必振衣)고 했다. "
그러면서 굴원은 차라리 강에 빠져 고깃배에 장사를 지내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 깨끗한 몸으로 세상의 먼지를 쓸 수 있느냐고 했다. 그 말에 어부는 빙그레 웃고 다시 배를 저어 떠나가며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창랑의 물이 맑거든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내 발을 씻으리라.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
滄浪之水濁兮 可以濁吾足 (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
어부가 부른 이 노래의 뜻은 세상이 밝으면 밝게 살고, 흐리면 흐리게 살라는 청탁자적 (淸濁自適)의 그런 생활 태도를 뜻하고 있다.
다음은 <맹자> 이루상(離婁上)에서 맹자는 이 노래를 이런 뜻으로 인용하고 있다.
'...... 아이들이 노래를 불렀다. " 창량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 " 그러자 공자는 제자들을 보고 " 너희들은 잘 들어라.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 (淸斯濁纓 濁斯濁足). 모두 자기 스스로가 가져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
맹자는 이렇게 예를 든 다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잇다.
" 대저 사람은 스스로 업신 여긴 뒤에 남이 업신여기게 되고(人必自海然後 人侮之). 집은 스스로 허문 뒤에 남이 허물고, 나라는 스스로 친 뒤에 남이 치는 것이다"
어부의 경우와는 다른 뜻으로 쓰고 있다. 모든 것이 내가 하기에 달려 있으므로 몸을 깨끗이 지녀야 된다는 뜻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