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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배수지진 [背水之陳]

by 청호반 202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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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등지고 친 진지"라는 뜻으로, 어떤 일에 목숨을 걸고 대처하는 일을 말함.

<유사어> 파부침선(破釜沈船), 제하분주(濟河焚舟)

<출전>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候列傳)

한(漢) 나라 고조 유방이 제위에 오르기 2년 전의 일이다. 유방은 한신(韓信)에게 조(趙) 나라를 치게 했다.

 

한나라 군대가 쳐들어온다는 말을 듣자, 조나라에서는 20만 명의 군사를 그 길목인 정형의 출구 쪽에 모이도록 했다. 이에 앞서 이좌거(李左車)는 재상인 성안 군 진여(陳餘)에게 건의했다.

" 정형으로 오는 길은 폭이 좁아 수레 두 대가 나란히 올 수 없으며, 기병도 대열을 지어 올 수 없습니다. 그런 길이 수백 리나 이어지므로, 필시 군량미는 뒤쪽에 있을 겁니다. 지름길로 가서 그들의 군량미 수송대를 끊어 놓으면, 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열흘이면 항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여는 떳떳하지 못한 기습작전을 싫어하여 그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첩자를 통해 이좌거의 계책이 채택되지 않았음을 안 한신은, 기뻐하며 서둘러 정형의 좁은 길로 내려오다가 출구를 10리쯤 앞둔 곳에서 일단 멈추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야영을 하며, 기병 2천 명을 뽑아 조나라 성채 바로 뒷산에 숨어 있으라고 했다.

" 우리 군사들은 내일 싸움에서 거짓으로 패하여 달아난다. 그러면 적은 성채를 비우고 뒤쫓아 올 것이다. 그때 너희는 재빨리 성채를 점령하고 한나라 깃발을 세우도록 하라." 그리고 한신은 군사 1만 명을 강가로 보내 물을 등지고 진을 치게 한 다음, 자신은 본대를 이끌고 조나라 성채를 향해 나아갔다.

 

날이 샐 무렵, 한나라 군사가 북을 울리며 진격하자 조나라 군사는 성채에서 나왔다. 양쪽 군사들은 격렬하게 맞붙어서 싸웠다.  두세 차례의 접전 끝에, 한나라 군사는 북과 기를 버리고 강가의 진 쪽으로 달아났다. 조나라 군사들은 맹렬하게 그 뒤를 쫓았다. 그 틈을 타서 2천여 기병들은 조나라 성채를 점령하고 한나라 깃발을 세웠다.

강을 등진 한나라 군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싸웠다. 조나라 군대는 승산이 없다 생각하고 성채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성채에는 온통 한나라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장수들이 이미 항복한 것으로 안 조나라 군사들은 놀라서 이리저리 달아났다.

 

전승 축하 자리에서 부하들이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는 진을 칠 때 산을 뒤에 두고 물을 앞에 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도리어 '물을 뒤에 두고 진을 쳐서(背水之陳)' 이겼습니다. 그건 무슨 전술입니까?'

 

한신이 대답했다.

" 그것도 병법에 있는 걸세. '죽을 곳에 빠진 후에야 비로소 살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 군사들은 피로가 겹친데다 충분히 훈련도 받지 못했네. 싸우다가 불리해지면 모두 달아나 염려가 있어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수 있도록 한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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