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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거경지신 [ 巨卿之信 ]

by 청호반 2021.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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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경의 신이라는 뜻으로, 약속을 굳게 지키는 성실한 인품을 나타내는 말이다.

<출전> 후한서 (後漢書)   독행열전( 獨行列傳)

후한(後漢) 때, 범식(范式)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자는 거경(巨卿)이고, 산양 금향 사람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태학(太學)에서 학문을 하는 유생(儒生)이 되었다. 장소의 자는 원백(元伯)이다.

 어느 날, 두 사람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로 이별을 하게 되었다. 범식이 장소에게 말했다.

 "2년 후에 고향으로 돌아갈 때에는 먼저 자네 부모님께 절을 하겠네 "

 그리고는 기일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2년이 지나 그 약속한 날이 다가오자, 장소는 어머니에게 그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장소의 어머니는,  " 2년 동안 천 리나 되는 먼 곳에 떨어져 있으면서 약속을  하였으니, 어찌 서로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하겠느냐 ? " 하고 말했다.

 " 거경은 신의 있는 선비( 巨卿之信)입니다. 반드시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어머니는 " 그렇다면 당연히 술을 준비해야지 " 하고 말했다.

 

 그날이 되자, 거경은 과연 도착하였는데, 먼저 당(堂)에 올라 원백의 부모님께 절을 하고 나서 함께 술을 마시고 한껏 회포를 푼 뒤에 헤어졌다.

 그로부터 얼마 뒤 장소가 갑자기 병이 들어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장소는 죽음에 임박해서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 범식을 다시 보지 못하고 죽는 것이 한스럽구나 !"

 

 그가 죽은 그날 밤에 범식은 꿈에서 장소를 보았다. 장소는 범식에게 자신은 이미 죽었으며, 곧 장례를 치르려고 하니 한 번 다녀가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놀라 잠에서 깬 범식은 황급히 태수에게 휴가를 청해서 장소의 집으로 달려갔다.  한편 그가 친구의 상복을 입고 꿈에 장소가 말한 곳으로 달려가고 있을 때, 장지에서는 갑자기 관이  움직이지 않아 하관을 못하고 애쓰고 있던 중이었다. 이때 장소의 어머니는 흰 말이 끄는 흰 수레(素車白馬)가 급히 달려오는 것을 보고는 통곡을 하며 뛰어가 그를 맞았다. 그녀는 아들의 말을 들어 그가 범식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범식이 장지에 도착하여 곡을 하고 나니 비로소 관이 움직여 장사를 지낼 수 있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두 사람의 우정과 신의에 감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여기서 " 흰 수레와 말 " 이라는  뜻의 " 소거백마(素車白馬)" 라는 성어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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