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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문전작라 [ 門前雀羅 ]

by 청호반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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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 새 잡는 그물이 쳐졌다는 뜻으로, 권세를 잃거나 가난해지면 문 앞에 새 그물을 쳐 놓을 수 있을 정도로 방문객이 끊어져 한산해진다는 말.

< 출전 > 사기(史記)  급정열전(汲鄭列傳)

전한(前漢) 무제(武帝) 때  급암(汲黯)과 정당시(鄭當時)라고 하는 두 어진 신하가 있었다. 그들은 둘 다 학문을 좋아하고 의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로, 한때 9경(九卿)의 지위에까지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지조가 강하고 바른말하기를 좋아하며 번번이 무제와 대신들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좌천(左遷)과 면직(免職)을 거듭했지만,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극진히 대접했다.

특히 정당시는 하인들에게 손님의 신분이 높고 낮음을 가리지 말고, 문간에서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정중하게 맞아들이라고 이르며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의 집 문 앞은 항상 방문객들로 붐볐다. 그러나 그들이 관직에서 물러나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방문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사마천(司馬遷)은 <급정열전>의 끝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 급암과 정당시처럼 어진 사람이라도 세력이 있으면 손님이 끊이지 않고, 세력을 잃르면 당장 발길이 끊긴다. 그러니 보통 사람의 경우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적공(翟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가 벼슬자리에 있을 때는  그 문 앞이 몹시 붐볐으나, 그 자리에서 물러나자 손님 대신 참새 떼가 모여들어 그 문 앞에 새 잡는 그물을 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그가 다시 벼슬자리에 나아가자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적공은 대문에 다음과 같이 써 붙였다.

 

한 번 죽고 한 번 삶에 곧 사귐의 정을 알고

한 번 가난하고 한 번 부함에 곧 사귐의 태도를 알며

한 번 귀하고 한 번 천함에 곧 사귐의 정이 나타나네.

 

一死一生  卽知交情

一貧一富  卽知交態

一貴一賤  卽見交情

 

급암과 정당시 역시 이와 같으니 슬프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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