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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문경지교 [刎頸之交]

by 청호반 2021.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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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베어 줄 수 있을 정도로 절친한 사귐"이라는 뜻으로, 생사고락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 사이를 말함.

유사어 : 관포지교(管鮑之交), 금란지계(金蘭之契)

<출전> 사기(史記)  염파인상여열전

전국시대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총애를 받았던 인상여(藺相如)는 처음에는 환관 무현(繆賢)의 식객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진(秦) 나라 소양 왕(昭襄 王)에게 빼앗길 뻔한 천하의 명옥인 화씨지벽(和氏之壁)을 무사히 가지고 옴으로써 상대부라고 하는 높은 벼슬에 올랐다.

그 3년 후, 혜문왕과 소양왕은 두 나라의 평화를 위해 민지(澠池)에서 회견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소양왕은 혜문왕을 욕보여 제압하려고 했다. 이때 인상여는 소양왕을 가로막고 나서서 기지로 혜문왕을 구했다. 혜문왕은 인상여의 공을 크게 칭찬하고 이번에는 상경 벼슬을 내렸다.

 

조나라의 명장 염파(簾頗)는 인상여의 벼슬이 자기보다 높아진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 나는 수많은 싸움에서 큰 공을 세웠다. 그런데 겨우 혀와 입 밖에 놀린 것이 없는 인상여가 나보다 지위가 높아졌다. 내 어찌 그런 자 밑에 있겠는가. 어디서든 만나기만 하면 반드시 모욕을 주고 말 테다. "

인상여는 이 말을 전해 듣고 되도록 염파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조정에서 회의가 열려도 아프다는 핑계로 나가지 않았으며, 길에서도 저 멀리 염파의 모습이 나타나면 재빨리 모퉁이로 숨어 버렸다.

그런 인상여의 태도에 실망한 부하가 다른 곳으로 가겠다며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 인상여가 그 부하를 만류하며 물었다.

 

 " 자네는 염파 장군과 진나라 왕 중에서 누가 더 무서운가 ? "

 " 그야 물론 진나라 왕이지요. "

" 나는 일찍이 진나라 왕의 위세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네. 오히려 호통을 치고 그 신하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네. 그런 내가 염파 장군이 두려워서 피하겠나 ?  사실 저 강대한 진나라가 감히 우리 조나라를 치지 못하는 까닭은  염파 장군과 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일세.  이 두 호랑이가 싸우면 결국 모두 죽게 마련이지.  내가 염파 장군을 피하는 것은, 그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사사로운 원한보다는 나라의 위급이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세."

 

염파는 이 말을 듣고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는 웃옷을 벗고 태형(笞刑)에 쓰이는 가시 채찍을 짊어진 채 미처 헤아리지 못했소. 부디 용서해 주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화해하고 '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친한 사이 (刎頸之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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