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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경국지색 [傾國之色] - 고사성어

by 청호반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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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를 위태롭게 할 미인 "이라는 뜻으로, 매우 아름다운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유사어> 절세가인 (絶世佳人)

< 출전 > 한서(漢書)  외척전(外戚傳) / 이부인전(李夫人傳)

여자의 미모에 반해 정치를 돌보지 않은 나머지 마침내 나라를  망하게 하거나 위태롭게 한 예는 너무도 많다.

 춘추시대의 오왕 부차(夫差)는 월왕 구천(句踐)이 보낸 서시(西施)라는 미인에게 빠져 마침내 나라를 잃고 몸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왔고, 당명황(唐明皇) 같은 영웅도 양귀비로 인해 하마터면 나라를 망칠 뻔했다.

 

 그러나 원래 경국이란 말을 처음 쓰게 된 것은 여자에 대한 표현이 아니었다. <사기> 항우본기에 보면, 한왕 유방과 초패왕 항우가 서로 천하를 놓고 다툴 때, 어느 한 기간 한왕의 부모처자들이 항우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이때 후공(侯公)이라는 변사가 항우를 설득시켜 한왕과의 화의를 성립시키고, 항우가 인질로 잡고 있던 한왕의 부모처자들을 돌려보냈다. 이 소문을 들은 세상 사람들은 후공을 이렇게 평했다.

 " 그는 참으로 천하의 변사다. 그가 있는 곳이면 그의 변설로 인해 나라를 기울어지게 만든다. (此天下辯士 所居傾國 )" 

 

 이 말을 들은 유방은 후공의 공로를 포상하여 경국의 반대인 평국이란 글자를 따서 그에게 평국군(平國君) 이란 칭호를 주었다고 한다. 즉 항우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라를 위태롭게 한 경국(傾國)이 되지만,  유방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라를 태평하게 만든 평국(平國)이 되기 때문이다.

한(漢) 나라 무제( 武帝, BC 141~86 ) 때 궁중에  있던 이연년(李延年)은 협률도위(協律都尉:음악을 맡은 벼슬)로 있던 사람으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노래는 물론이고 작사, 작곡에도 솜씨가 있었으며, 춤에도 능해 임금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어느 날, 이연년은 무제 앞에서 춤을 추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렸다.

북방에 한 아름다운 여인 있어

세상에 떨어져 홀로 서 잇네

한번 돌아보면 남의 성을 기울이고

두 번 돌아보면 남의 나라를 기울인다.

어찌 성이 기울고 나라가 기우는 것을 어찌 모르랴마는 

아름다운 여인은 다시 얻기 어려우리.

 

北方有佳人 (북방유가인)  絶世而獨立 (절세이독립)

一顧傾人城 (일고경인성)  再顧傾人國 (재고경인국)

寧不知傾城輿傾國 (영부지경성여경국)  佳人難再得 (가인난재득)

 

이 노래를 듣고 무제가 곁에 있던 누이에게 이 세상에 그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지 물었다. 평양공주는 이연년의 누이동생이라면 그렇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무제는 이때 이미 50 고개를 넘어 있었고, 사랑하는 여인도 없는 쓸쓸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곧 그녀를 불러들이게 했다.  과연 절세의 미인으로 춤도 잘 추었다. 그녀가 바로 이 부인(李夫人)이다. 한눈에 반한 무제는 그녀를 곁에 두고 매우 총애했으나, 아깝게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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