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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경광도협 [傾筐倒匧]

by 청호반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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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리를 기울이고 상자를 엎는다는 뜻으로, 가진 것을 남김없이 다 내놓아 극진히 환대함을 이르는 말.

<출전> 세설신어 (世說新語)

진(晉) 나라의 태위(太尉) 치감에게는 재색을 겸비한 딸이 있었다. 치감은  그 딸을 애지중지하며 훌륭한 배필을 구해 주려고 했다. 그는 백방으로 수소문한 결과 왕도(王導)의 아들들이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총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그의 문생(문하생)에게 왕도의 집으로 가서 아들들의 면모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오도록 하였다.

 왕도의 자식들 또한 치감의 딸이 훌륭한 규수(閨秀) 임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녀의 집에서 사람이 온다는 소식을 듣자 모두들 최대한 잘 보여 사위로 뽑히고 싶어 긴장하였다.

 

 단지 한 아들만은 이 일에 관심이 없다는 듯이 평소 하던 대로 행동하였다. 그는 문생이 와서 지켜보는데도 개의치 않고 침상에서 배를 드러 내놓고 음식을 먹었다. 이들을 관찰한 후 돌아온 문생은 치감에게 이들의 면모를 구체적으로 보고했다. 그러자 치감이 말했다.

 " 바로 그 배를 드러내고 음식을 먹은 이가 내 사윗감일세 "

 그가 바로 후대에 서성(書聖)으로 이름을 떨친 왕희지(王羲之)였던 것이다.  체감의 딸은 왕희지와 혼례를 올렸다. 그 후 친정으로 놀러 왔다가 남동생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 왕가(王家)의 사람들은 사안(謝安)과 사만(謝萬)이 오면 즉시 광주리와 상자 속에 있던 음식을 꺼내 극진히 대접하면서도, 너희들이 오면 평상시처럼 대접하니 다음부터 번거롭게 왕씨 댁에 내왕하지 않도록 해라 "

 여기서 사안은 일찍부터 왕희지와 풍류자적(風流自適)을 즐겼으며, 행서(行書)를 잘하였으며, 마흔이 넘어서 출사(出仕)하였는데,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하여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다 내놓는다든가, 말을 숨기지 않고 다 하는 것을 일러 " 경광도협(傾筐倒匧)"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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