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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계포일낙 [季布一諾] - 고사성어

by 청호반 202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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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포의 한 마디 승낙"이란 뜻으로, 일단 약속을 한 이상 반드시 지키는 것을 말한다.

<유사어> 일낙천금 (一諾千金)

< 출 전 > 사기(史記) 계포전 (季布傳)

초(楚) 나라 사람인 계포는 젊었을 적부터 협객(俠客)으로 알려져 한번 약속을 한 이상은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켰다. 뒷날 서초(西楚)의 패왕 항우가 한(漢) 나라의 유방과 천하를 걸고 싸웠을 때, 초나라 대장으로서 유방을 여러 차례 걸쳐 괴롭혔으나, 항우가 망하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자 목에 천금의 현상금이 걸려 쫓기는 몸이 되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자는 감히 그를 팔려고 하지 않았으며, 도리어 그를 고조(高祖:유방) 에게 천거해 주었다. 덕택으로 사면이 되어 낭중(郎中)의 벼슬에 있다가 이듬해 혜제(惠帝) 때에는 중랑장(中郞將)이 되었다. 권모술수가 소용돌이치는 궁중의 사람이어도 그는 시(是)를 시(是)라 하고 비(非)를 비(非)라 주장하는 성심(誠心)을 흐리게 하는 일이 없어, 더욱 더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았다. 그러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겠다.

 

흉노의 추장 선우(禪于)가 권력을 한 손에 쥐고 있던 여태후(呂太后)를 깔보는 불손하기 짝이 없는 편지를 조정에 보내온 적이 있었다.

 " 버릇없는 고약한 놈, 어떻게 처리를 해 줄까 ! " 하고 격노한 여태후(呂太后)는 곧 장군들을 불러 모아 어전회의를 소집했다. 먼저 나선 것은 상장군 번쾌(樊快)였다.

 

 " 제가 10만 병력을 이끌고 나가 단숨에 무찔러 버리겠습니다"

 여씨 일문(呂氏一門)이 아니면 숨도 크게 못 쉬는 시절이었지만, 번쾌는 이 일문의 딸과 결혼까지 해서 여태후의 총애를 받고 있는 장군이었다. 여태후의 안색만을 살피고 있는 겁쟁이 무장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그게 좋은 줄로 생각됩니다"하고 맞장구를 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때였다. " 번쾌의 목을 자르라 !" 하고 대갈하는 자가 있었다. 모두가 돌아보니 계포였다.

 

 "고조 황제께서도 40만이란 대군을 거느리시고도, 평성(平城)에서 그들에게 포위당한신 적이 있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금 번쾌가 말하기를, 10만으로 요절을 내겠다고? 이거 정말 호언장담도 이만저만이 아니로구나. 모두들 장님인 줄 아는가. 도대체 진(秦)이 망한 것은 오랑캐와 시비를 벌인 데서 진승(陳勝)등이 그 허점을 노리고 일어섰기 때문이다. 그들에게서 입은 상처는 오늘까지도 아직 다 아물지 않고 있는데, 번쾌는 위에 아첨을 하여 천하의 동요를 초래하려 한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일동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계포의 목숨도 이제 끝장났다고 생각했다. 하나 여태후는 화를 내지 않았다. 폐회를 명하자, 그 후 다시는 흉노 토벌을 입에 담지 않았다.

 

 당시 초나라 사람으로 조구생(曹丘生)이라는 자가 이었다. 대단히 아첨을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권세욕과 금전욕이 강한 사나이로 조정에서 은연중 세력을 잡고 있는 내시 조담(趙談)과도 줄을 대고 또 경제(景帝)의 외가 쪽 숙부인 두장군(竇將軍)의 집에도 연신 드나들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계포는 두 장군에게 편지를 써서, " 조구는 하찮은 인간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교제를 끊으십시오" 하고 친절히 충고해 주었다.

 때마침 조구생은 타처에 나가 있었으나, 귀경하자 두 장군에게 계포를 만나려고 하는데 소개장을 써 달라고 말했다. 두 장군이,

 

 " 계장군은 자네를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야. 가지 않는 편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으나 그는 억지로 졸라 소개장을 얻은 다음 우선 편지로 찾아가 뵙겠다는 점을 알려 놓고 방문했다. 계포는 화가 잔뜩 나서 기다리고 있을 때, 찾아간 조구는 인사가 끝나자 입을 열었다.

 " 초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 황금 백 근을 얻는 것보다 계포의 승낙 한마디를 얻는 것이 낫다 (得黃金百 不如得季布一諾)'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명성을 얻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같은 나라 사람입니다. 지금은 겨우 양(梁)과 초(楚) 나라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제가 한 바퀴 돌면, 아마도 당신의 이름은 천하에 울려 퍼질 것입니다."

 

그렇듯 못된 사람으로 취급하던 계포도 아주 좋아서 조구생을 빈객으로서 자기 집에 수개월 동안이나 머물게 하고 있는 힘을 다하여 극진히 대접을 했다. 이 조구생의 혀로 인해 계포의 이름은 더욱 더 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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