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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계명구도 [鷄鳴狗盜] - 고사성어

by 청호반 202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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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자와 개 흉내를 잘 내는 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 출전 > 사기(史記)  맹상군열전 (孟嘗君列傳)

전국시대 말에는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유랑객들이 판을 치던 시대이기도 하다 그들은 그들대로의 조직과 의리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정보를 서로 알려 주는 한편, 한번  남의 신세를 지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의리를 보여 주곤 했다. 그들은 보통 식객(食客)이란 이름으로 세도 있고 돈 많은 귀족 집에 얹혀살고 있었는데, 당시 식객이 3천 명을 넘은 귀족이 넷이었다 해서 사군시대(四君時代)라 불리기까지 했다. 이 4군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람이 맹상군(孟嘗君)이었다. 맹상군은 설(薛) 땅의 영주로서 널리 인재를 모으는 일에 힘썼다. 한 가지 재주를 가진 자라면 누구든 식객으로 불러들였으므로 그의 집에는 온갖 재주꾼들이 다 모여들었다.

 그 무렵, 천하통일을 꿈꾸던 진(秦) 나라 소왕(昭王)이 맹상군을 불렀다. 그를 재상으로 삼아 국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맹상군은 식객 중 몇 명을 거느리고 진나라의 도읍인 함양으로 갔다. 소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맹상군은 호백구(狐白裘)를 예물로 바쳤다.

 그러나 막상 소왕이 맹상군을 재왕으로 삼으려 하자 중신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 맹상군은 제나라 왕족입니다. 따라서 그를 재상으로 삼는다면, 우리 진나라가 아니라 제나라를 위해 일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맹상군을 재상으로 삼으려던 애초의 약속은 깨졌다, 아니, 한술 더 떠 그를 그대로 돌려보내면 원한을 품게 될지도 모르니 은밀히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하도 있었다.

 이를 눈치챈 맹상군은 소왕의 애첩에게 사람을 보내 진나라를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 내게 호백구를 주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호백구는 이미 소왕에게 바치고 없었다. 맹상군이 맥이 빠져있을 때, 식객 중 한 명이 나섰다. 그는 개 흉내를 내어 좀도둑질을 하는 자였다.

 " 제가 호백구를 구해 오겠습니다."

 

 밤이 깊자, 그는 궁전으로 몰래 들어가 소왕에게 바쳤던 호백구를 감쪽같이 훔쳐 가지고 나왔다. 맹상군은 그것을 소왕의 애첩에게 주었다. 소왕은 호백구를 손에 넣은 애첩의 간청에 못 이겨 맹상군을 풀어 주었다.

 

 위기를 벗어난 맹상군 일행은 서둘러 국경인 함곡관으로 향해, 한밤중에 관문 앞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수비병은 규칙상 첫닭이 울어야 관문을 열 수 있다고 했다.  혹시 추격병이 있을까 일행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식객 중에서 한 사람이 나섰다.  그는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자였다. 그가 닭의 울음 소리를 내자, 근처 닭들이 다 따라 울었다. 그 소리에 새벽이 된 것으로 착각한 수비병은 관문을 활짝 열었다. 덕분에 일행은 무사히 제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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