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사성어

[역사] 천의무봉 [天衣無縫]

by 청호반 2021. 10. 19.
728x90

" 하늘의 옷은 꿰맨 자국이 없다"는 뜻으로, 문학 작품이나 예술 작품이 손댈 곳 없을 만큼 잘 되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출전> 태평광기 (太平廣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곽한(郭翰)이라는 사나이가 방에서 뜰로 내려가 납량(納凉)을 하면서 자고 있었는데, 하늘 일각에서 뭔가 둥실둥실 날아오는 것이었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니, 그것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곽한은 망연히 흘려서 바라보고 있다가, ' 당신은 대체 누구십니까 ?' 라고 묻자, 그 아름다운 여자는 , '저는 천상에 있는 직녀(織女)이 온데, 남편과 오래 떨어져 있어 울화병이 생긴지라 상제의 허락을 받아 요양차 내려왔습니다.' 하면서 여자는 곽한에게 잠자리를 같이할 것을 요구했다.

비몽사몽간에 곽한은 여자와 하룻밤을 보냈다. 그리고 새벽 일찍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 그녀는 매일 밤 찾아왔다. 이윽고 7월 칠석이 돌아오자, 그날 밤부터 나타나지 않더니 며칠이 지나서 다시 나타났다.

 

' 남편과 재미가 좋았소 ?' 곽한이 여자에게 빈정거리듯 물었다. 그러자 여자는 '천상에서의 사랑은 지상과는 다르옵니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할뿐 다른 일은 없습니다. 그렇게 질투할 것은 없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 하지만 꽤 여러 날 되지 않았소 ?'

' 원래 하늘 위의 하룻밤은 땅에서의 닷새에 해당하니까요'

그리고 조용히 그녀의 옷을 살펴보니 바느질한 곳이 전연 없었다. 곽한이 이상해서 물었더니, '"하늘의 옷은 원래 바느질이나 실로 꿰매는 것이 아닙니다. (天衣本非針線爲也)"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녀가 벗은 옷은 그녀가 돌아갈 때면 저절로 가서 그녀의 몸을 덮는 것이었다.

 

 1년쯤 되던 어느 날 밤 , 그녀는 곽한의 손을 잡고, 상제가 허락한 기한이 오늘로 끝났다면서 흐느껴 울었다. 그  뒤 1년쯤 지나 그녀를 따라다니던 시녀가 소식을 전해 왔을 뿐 다시는 영영 소식이 없었다. 그 뒤로 곽한은 세상 그 어느 여자를 보아도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자식을 낳기 위해 장가를 들었으나 도무지 사랑을 느낄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자식도 얻지 못한 채 일생을 마쳤다는 것이다.

 이 천녀(天女)의 옷에 바느질 자국이 없다는 점에서 시문(詩文)이나, 그림에서 잔재주를 피우지 않고 자연스럽고 훌륭하게 된 것을 ' 천의무봉'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하늘에서 유배된 선인(仙人)이라고 하는 당(唐)의 이백(李白)등은 천의무봉의 시재(詩才)라고 할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