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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고사성어] 화호유구 (畵虎類狗)

by 청호반 2021.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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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개와 비슷해졌다는 뜻으로,  섣불리 훌륭한 사람이 언행을 모방하려고 하면 도리어 경박한 사람이 됨을 비유하는 말.  또는 제 소양이나 능력을 돌보지 않고 큰일을 꾀하다 실패함을 이르는 말이다.

<출전>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

후한 광무제 때 용맹을 날렸던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이,  그가 싸우고  있던 교지(交址)에서 그의 조카 마엄(馬嚴)과  마돈(馬敦)에게 편지로써 타이른 말 가운데 나오는 문자다. 마원이 복파장군으로 임명되어 징측(懲側)과 징이(徵貳)의 반란을 토벌하기 위해 교지를 공략하고 있을 때였다.

 

 두 조카들은 남을 비평하기를 좋아하고 협객(俠客)으로 자처하며 철없는 건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마원은 그들이 걱정이 되어 전쟁터에서 여가를 빌어 교훈의 편지를 썼던 것이다.

 ' 나는 너히들이 남의 잘못을 들었을 때는 부모의 이름을 들었을 때처럼 귀로 들을지라도 입으로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남의 장단점을 즐겨 비평하거나 나라의 정사를 함부로 비판하는 것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바다. .......... 용백고(龍伯高)는 착실하고 신중하여 필요 없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으며, 겸손하고 청렴 공정하여 위엄이 있는 사람이다........ 너희들이 이 사람을 본받기를 나는 바란다.  두계량(杜系良)은 호걸로 의협심이 강하고 남의 걱정을 내 걱정으로 하고  남의 즐거움을  내 즐거움으로 하고 있어....... 그의 부친 초상에는 몇 고을 사람들이 다 모였다.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너희들이 이 사람을 배우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용백고를 배우면 비록 그와 같이 되지 못하더라도 근신하고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른바 고니를 새기다가 제대로 못되면 거위처럼은 된다( 刻鵠類鵝 각곡유아 )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두계량을 배우다가 그처럼 되지 못하면 천하의 각박한 인간이 되고 만다.      이른바 범을 그리다가 이루지 못하면 도리어 개처럼 되고 만다 ( 畵虎不成  反類狗者也  화호불성 반유구자야).'

 

 '화호유구(畵虎類狗)'는 이 마원의 편지에서 나온 말인데, 원래는 바탕이 없는 사람이 호걸 흉내를 내면 도리어 강박한 사람이 되고 만다는 뜻이었지만, 너무 큰 것을 욕심내다가 실패하면 망신만 당하고 만다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한편 '각곡유아(刻鵠類鵝)'는  고니를 새기려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거위와 비슷하게 된다는 뜻으로, 훌륭한 선비를 본받으려다 실패해도 선인(善人)은 될 수 있음을 이르는 말로, 화호유구와는 그 뜻이 정반대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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