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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호접지몽 [胡蝶之夢]

by 청호반 2021.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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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가 된 꿈"이라는 뜻으로 자연과 한 몸이 된 경지, 혹은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유사어> 장주지몽 (莊周之夢) ,  호접몽(胡蝶夢)

<출전>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편

전국시대 송나라에서 태어난 사상가 장자(莊子)는 고금독보의 철인이었다. 그 고매하고 변환(變幻)의 유취(幽趣)를 높이 평가받은 철학의 전모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용이한 일은 아니지만, 요약해서 말하면, 그것은 절대 자유의 정신세계 도(道)에의 귀일(歸一)을 목표로 하고, 모든 상대적 가치 관념의 부정. 초극을 요청한다.

 비록 현신(現身)은 이 오탁(汚濁)에 찬 세속 속에 있더라도 그 정신에 있어서 생사. 물아(物我). 시비. 선악. 진위. 미추(美醜). 빈부. 귀천 등 시산 공간의 모든 대립과 차별을 지양해 버렸을 때 영롱한 도(道)의 세계가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장자는 제물론(齊物論), 즉 일체의 것을 똑같은(齊) 것으로 보고, 만물즉일(萬物卽一)의 절대적 궁극적인 세계에 마음을 소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수많은  우화로 표현하는데, 그중에서도 이 호접지몽은 적절하고 향기 그윽한 특색 있는 이야기다.

 

<장자> 제물론 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 어느 날 장자가 꿈을 꾸었다. 언제였는지 나는 깜박 잠든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개에 맡겨 허공을 나는 즐거움, 나는 내가 나라는 것도 잊고 그 즐거움에 빠졌다. 이윽고 무심코 눈을 떴다. 나는 역시 현세에 잇는 그대로의 나였다. 그러면 이 세상에 있는 내가 꿈속에서 저 나비가 된 것일까 ? 아니면 저 훨훨 자유롭게 날고 있던 나비가 꿈속에서 나라는 인간이 되어 있는 것일까 ?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외람된 인간적 분별로 보면 장주(莊周)와 호접(胡蝶) 사이에는 뚜렷한 구별이 있고 꿈과 현실도 역시 뚜렷하게 다르다. 장주는 장주이며, 호접이 장주일 수는 없고 현실은 어디까지나 현실로서 꿈이 현실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구별을 지어 그것에 구애되는 것, 그 자체가 실은 인간의 외람됨이며, 또 어리석음이기도 하다.

 ' 도(道)'의 세계, 본체의 세계에서 내려다보면 모든 것은 생멸유전(生滅流轉), 끊임없는 변화 '물화(物化) 가운데 있으며 그 하나하나의 것 전부가 각기 진(眞)이고 실(實)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의 모습(相)에 집착함으로써 장주는 장주이고 호접은 호접이라고 하지만, 실재의 세계에 있어서는 장주도 또한 호접이고 호접 또한 장주일 것이다. 현실도 꿈이고 꿈도 또한 현실일 것이다.

 

 그리하여 이 철인(哲人)은 생각한다. '도(道)'의 세계에 살고 잇는 자로서는, 그 어느 것이나 똑같이 보고, 있는 그대로 있는 것, 깨면 장주로서 살고, 꿈을 꾸면 호접으로서 춤추며 주어진 지금의 모습으로서 지금을 즐기는 것, 다시 말하여 현재의 긍정, 그것이 진정한  '자유(自由)'에 산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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