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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호가호위 [狐假虎威]

by 청호반 2021.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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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다른 짐승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남의 힘을 빌려 허세를 부리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유사어> 가호위호 ( 假虎威狐 )

<출전> 전국책 (戰國策)  초책(楚策)

전국시대 초(楚)나라 선왕(宣王) 때의 일이다. 위(魏) 나라 출신인 강을(江乙)이란 변사가 초선왕 밑에서 벼슬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초나라에는 삼려(三閭)로 불리는 세 세도집안이 실권을 쥐고 있어 다른 사람은 역량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이 때는 소해휼(昭奚恤)이 정권과 군권을 모두 쥐고 있었다. 강을은 소해휼을 넘어 뜨리기 위해 기회만 있으면 그를 헐띁었다.

 

하루는 초선왕이 여러 신하들이 있는데서 이렇게 물었다.

 '초나라 북쪽에 있는 모든 나라들이 소해휼을 퍽 두려워하고 있다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 ?'

소해휼이 두려워 아무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강을이 일어나 대답했다.

 

'호랑이는 모든 짐승을 찾아 잡아먹습니다. 한 번은 여우를 붙들었는데, 여우가 호랑이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감히 나를 잡아먹지 못하리라. 옥황상제께서는 나를 백수(百獸)의 어른으로 만들었다. 만일 그대가 나를 잡아먹으면 이것은 하늘을 거역하는 것이 된다. 만일 내 말이 믿어지지 않거든, 내가 그대를 위해 앞장서서 갈터이니 그대는 내 뒤를 따라오며 보라. 모든 짐승들이 나를 보고 감히 달아나지 않는 놈이 있는가를"

 

그러자 호랑이는 과연 그렇겠다 싶어 여우를 앞세우고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모든 짐승들은 보기가 무섭게 달아났습니다. 호랑이는 자기가 무서워서 달아나는 줄을 모르고 정말 여우가 무서워서 달아나는 줄로 알았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5천 리나 되는 땅과 완전무장을 한 백만 명의 군대를 소해휼 한 사람에게 완전히 맡겨두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나라들이 소해휼을 두려워하는 것은 , 사실은 대왕의 무장한 군대를 무서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모든 짐승들이 호랑이를 무서워하듯 말입니다.'

재미있고 묘한 비유이다. 소해휼은 임금님을 등에 업고 임금 이상의 위세를 부리는 여우 같은 약은 놈이 되고 선왕은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자각하지 못한 채 소해휼이 훌륭해서 제후들이 초나라를 두려워하는 줄로 알고 어리석은 호랑이가 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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