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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해어지화 [解語之花]

by 청호반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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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미인을 일컫는 말이다. 또는 화류게(花柳界)의 여인을 일컫기도 한다.

<출전> 왕인유(王仁裕)의 계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

당(唐) 나라 수도 장안은 지금 화창한 봄을 보내고 바람도 훈훈한 여름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현종(玄宗) 황제는 양귀비(楊貴妃)와 궁녀를 데리고  태액지(太液池)라는 연못가로 나갔다. 연못은 온통 연잎으로 뒤덮여 있었고 만개한 꽃들은  그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연못가의 모든 사람들은 감탄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때 연꽃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현종이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어떠냐, 이 꽃들의 아름다움이 내 말을 알아듣는 꽃과 비길 만하지 아니한가 ? (爭如我解語花  쟁여아해어화 )"  여기서 말을 알아듣는 꽃은 양귀비를 두고 한 말이다. 현종은 치세(治世)의 전반에 훌륭한 업적을 쌓았지만, 후반에 가서는 양귀비와의 사랑에 빠져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현종은 양귀비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여지(藜枝)라는 과일을 멀고 먼 영남지방에서 가져오라 명했다. 맛이 변하기 쉬운 여지를 싱싱한  채로 가져오게 하기 위하여 역마를 탄 사람이 말을 갈아타 가면서 주야로 달렸다. 말이 쓰러지고 또 도량에 빠져 죽는 자도 많았다.

 모든 일이 이런 식이었다. 양귀비의 친척이란 점 하나로 양가(楊家)의 일족은 높은 자리에 올랐다. 그것은 이윽고 안녹산(安祿山)의 난이 일어나는 게기가 되었고, 양귀비는 노한 병사들의 요구로 교살되었다. 저 마외(馬嵬)의 비극에 이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퇴위하여 상황(上皇)이 된 현종은 죽을 때까지 양귀비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 치세의 전반 20 수년을 "개원(開元)의 치(治)"라고 불릴 정도로 잘 다스려서 명군이란 이름을 얻었던 현종은 이렇게 뒤끝을 좋게 여미지 못했다. 양귀비를 얻은 때부터 일전(一轉)해서 어지러워졌다. 폭군은 아니었으나, 정녕 주책 망나니가 되었다.

 명상(名相)이나 간신(諫臣)에게 엄격히 둘러싸여 명군으로 행세하기 20여 년, 그의 속에 들어있던 범인(凡人)이 도저히 견딜 수가 없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아무튼 여러 가지 요소를 지닌 생애였다. 그것은 비극인지 희극인지, 현종과 양귀비 사이를 아름다운 비련(悲戀)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현종과 양귀비가 빚어낸 갖가지 이야기나 말 중에서 이 "해어화 (解語花)도 살아남았다. 말을 하는 꽃, 즉 미인을 가리킨다. 이 꽃은 계절을 불문하고 일 년 내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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