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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한단지보 [邯鄲之步]

by 청호반 202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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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단의 걸음걸이"라는 뜻으로 자기 분수를 모르고 남의 흉내를 내다가 제 것마저 잃는 경우를 빗대어하는 말이다.

<출전> 장자(莊子)  추수(秋水)편

조(趙) 나라의 사상가로 논리학자인 공손룡(公孫龍)은 자신의 학문과 변론의 당대 최고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장자(莊子)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변론과 지혜를 장자와 비교해보려고 장자의 선배인 위(魏) 나라의 공자 위모(魏牟)에게 장자의 도(道)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위모는 공손룡의 속내를 알고는 자리에 기댄 채 한숨을 쉬고 하늘을 쳐다보고 웃으며 우물 안 개구리가 밖의 세상을 알 수 없다고 말하고, 가느다란 대롱 구멍으로 하늘을 보고 송곳을 땅에 꽂아 그 깊이를 재는 꼴이라며 비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 당신은 연(燕) 나라 수도의 수릉의 젊은 사람이 조나라 서울 한단으로 걸음걸이를 배우러 갔던 이야기를 알고 계시겠지. 그 젊은 사람은 아직 조나라 걸음걸이를 다 배우기도 전에 원래 걷고 있던 걸음걸이마저 잊고 설설 기며 겨우 고향으로 돌아갔다지 않은가 ?"

머쓱해진 공손룡은 대꾸도 못한 채 도망쳤다고 한다.

조나라는 큰 나라, 연나라는 작은 나라다. 한단은 대도시, 수릉은 시골 도시다. 그 시골 도시 청년이 대도시를 동경한 나머지 격에 맞지 않는 걸음걸이를 배우려다가, 자기가 걷던 걸음걸이마저 잊고 엉금엉금 기는 시늉을 하며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자기 본분을 잊고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는 지각없는 사람들을 신랄하게 비웃어준 이야기다. "한단학보(邯鄲學步)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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