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사성어

[ 구우일모 - 九牛一毛 ]

by 청호반 2022. 3. 7.
728x90

( 아홉 구 / 소 우 / 한 일 / 털 모 )

"아홉 마리 소의 털 가운데 한 개의 털"이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유사어> 창해일속(滄海一粟)

< 출 전 > 한서(漢書), 문통(文通)

한무제 때 이릉(李陵)이라는 용장(勇將)이 5천 명이라는 군사를 이끌고 흉노의 땅에 깊숙이 침입하여 흉노의 정병과 독자적으로 싸웠다. 이릉은 흉노 선우의 3만 정병과 맞서 무려 수천 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흉노의 선우는 좌우 현왕(賢王)의 장병 8만을 불러들여 도합 11만의 병력으로 이릉을 공격했지만 용감무쌍한 이릉의 군사들을 이길 수 없었다. 흉노의 선우는 공격을 그치고 철군을 결심했다.

그런데 이릉의 부하 중 하나가 잘못을 저지르고 흉노로 도망하여, 이릉 군대에는 원병도 없고, 화살이 거의 다 떨어졌다는 군사 기밀을 알려 주었다. 이를 안 흉노의 선우는 말머리를 돌려 대대적으로 이릉을 포위하고 맹공을 퍼부었다.  화살과 식량이 다 떨어지고 전사자가 반이 넘었으며, 퇴로를 차단 당한데다가 원군도 오지 않자 이릉은 할 수 없이 항복하고 말았다. 부하들의 대부분은 전사하고 이리저리 도망을 쳐 간신히 한나라로 돌아간 사람은 400여 명에 불과했다. 흉노의 선우는 포로로 잡힌 이릉의 용맹함을 높이 사 자기 딸을 아내로 주는 등 이릉을 후대하였다.

 

이에 한무제는 격노하여 이릉 장군의 가족을 주멸(誅滅)하였는데, 이 때 태사령(太史令) 사마천(司馬遷)이 나서서 이릉은 공로가 있는 장수로서 그가 항복한 것은 가짜이고 장차 기회를 봐서 한나라 조정에 보답하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무제의 처사가 부당함을 알렸다. 그랬더니 한무제는 더욱 화를 내면서 사마천에게 궁형(宮刑)을 내린 뒤 하옥시켜 버리고 말았다. 한무제의 부당한 처사 때문에 모욕적인 형벌을 받고 투옥된 사마천은 처음에는 깨끗이 자결하고자 했지만 곧 생각을 돌렸다.

이때의 심경을 그는 <報任少卿書>에서 '내가 만약 이렇게 죽어 버린다면 숱한 소들의 몸에서 털 한올(九牛之一毛)이 없어지는 격이니 땅강아지나 개미의 죽음과 무슨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사람들도 나의 죽음을 절개 있는 죽음으로 보지 않고 그저 나의 죄가 크니 죽은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라고 썼다.

 

사마천은 이어 그의 편지에서 '나는 본디 한마음 한뜻으로 조정에 보답하면서 친구들과 식솔들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다하여 자신의 직책에 충직하기만 하면 황제에게 충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이토록 맹랑해졌습니다.(事乃有大謬不然者)'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대류불연(大謬不然)도 나중에 성어로 쓰였는데, 생각 밖으로 일이 황당하게 된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이렇게 해서 사마천은 죽지 않고 끝끝내 살아 천고에 길이 남을 위대한 저작인 <사기(史記)>를 편찬하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