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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엄이도령 [掩耳盜鈴]

by 청호반 2021.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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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으로,

저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않는 줄 아는 어리석은 행동을 비유해서 하는 말이다.

<출전> 여씨춘추 (呂氏春秋)

춘추시대 말 진(晉) 나라에서는 귀족들끼리 권력을 둘러싸고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육경(六卿)의 한 사람인 범길사(范吉射)는 조간자(趙簡子)에게 패해, 그의 가족 중 살아남은 사람은 모두 다른 나라로 달아났다.

어느 날, 한사나이가 몰락한 범길사의 집 대문에 걸려 있는 큰 종을 발견했다. 그는 그 종을 훔쳐가려고 생각했으나, 혼자 옮기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종을 조각내어 가져 가려고 망치로 내리친 순간,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소리를 들을까 봐 얼른 자기 귀를 틀어막았다. 자기 귀를 막으면 소리가 안 들리니 다른 사람들도 듣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여씨춘추>에는 이 뒤에 임금이 바른말 하는 신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비유로 위문후(魏文侯)의 이야기가 계속되어 있다. 위문후는 전국시대 초기의 가장 위대한 군주로 알려진 인물이다.

어느 날, 위문후는 신하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자신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대신들은 한결같이 위문후의 좋은 점만 들어 칭찬을 했다.

그러나 임좌(任座)만은 그의 숨은 약점을 들어 이렇게 말했다.

"임금께서는 중산(中山)을 멸한 후 아우를 그 곳에 봉하지 않으시고 태자를 봉하셨습니다. 따라서 어두운 임금인 줄 아룁니다."

 그 말에 위문후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임좌는 위문후를 다시 안 볼 것처럼 급히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러자 다음 차례인 적황(翟黃)이 말했다.

 " 우리 임금은 밝으신 임금입니다. 옛 말에 임금이 어질어야 신하가 바른 말을 할 수 있다 했습니다. 방금 임좌가 바른말 하는 것을 보니 임금께서 밝으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문후는 곧 자기의 태도를 반성하고 급히 임좌를 부르게 한 다음, 몸소 뜰 아래까지 내려가 그를 맞아 상좌(上座)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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