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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가인박명 [ 佳人薄命 ]

by 청호반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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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예쁜 사람은 운명이 가혹하다. 재주가 많고 출중한 사람의 운명이 평탄치 않을 때 쓰는 말이다

<유사어> 미인박명 (美人薄命)

<출전> 소식(蘇軾)의 시(詩) '박명가인(薄命佳人)'

보통 미인이 그 미모에 걸맞게 행복한 생애를 보내지 못하고  기구한 처지에 빠져 있을 때 흔히 사용한다.

 가인(佳人)이란 말의 뜻 가운데는 임금과 같은 귀한 사람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보통 가인이라 하면 얼굴이 예쁜 여자를 가리켜 말하게 된다. 특히 '가인박명'이니 '미인박명'이니 하고 '박명'이란 두 글자가 붙어 있을 경우는 더욱 그렇다.

 

 '미인박명'이란 말은 누가 언제 만들어 낸 것도 아닌데, 역사적 교훈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동서고금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무수한 미인들이 파란만장한 삶 끝에 결국은 비명에 죽어 갔다. 양귀비 같은 절세 미인도 안녹산(安綠山)의 난에 쫓겨 파촉(巴蜀)으로 가던 도중 마외(馬嵬)란 곳에서 반란군의 손에 넘어가 뭇 사내들의 진흙 발에 짓밟혀서 사지가 찢겨 죽는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

 식부인(息夫人)은 작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국의 후비로서 행복한 일생을 영위할 수 있었던 착한 부인이었는데도 강대한 초나라 성왕(成王)의 눈에 띄어 남편과 자신과 나라까지 송두리째 폭군의 희생이 되고 말았다. 마음씨 고운 그녀는 자살도 하지 못하고, 평생 웃음을 잃고 묻는 말에 대답하는 일 외에는 입을 열어 말하는 일이 없었다 한다. 사랑하는 남편을 따라 죽지 못하고 모진 목숨을 이어가며 살아야만 했던 그녀의 마음속은 얼마나 차가운 안개로 덮여 있을까?

 

송(宋) 나라 때의 시인  동파(東坡)  소식(蘇軾)은 <적벽부(赤壁賦)> 등을 남기며  문장으로 따를 사람이 없었지만, 관운(官運)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항주, 양주 등  변방의 초라한 관직으로만 돌다가, 마흔네 살에는 필화(筆禍)에 휘말려 황주에서 귀양살이까지 했다.

 

 그런 소식이 자신의 운명을 비유적으로 읊은 시가 바로 "박명 가인(薄命佳人)"이다. 우연히 산중 절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승을 보고, 그녀의 젊은 날을 미루어 짐작하며 자신의 운명과 대비시켜 탄식한 듯 쓴 것이다.

양볼은 엉긴 우유 같고 머리는 칠흑 같네,                ( 雙頰凝酥髮抹漆      쌍협응소발말칠 )

눈빛은 발 사이로 들어와 구슬처럼 영롱하구나.        ( 眼光入簾珠的礫礫   안광입렴주적력 )

원래 흰 깁으로 선녀의 옷을 만들고                        ( 故將白鍊作仙衣      고장백련작선의 )

붉은 연지로 타고난 바탕을 더럽히지 못한다.           ( 不許紅膏汗天質      불허홍고한천질 )

오나라 말소리는 귀엽고 부드러워 아직 어린데,        ( 吳音矯軟帶兒痴       오음교연대아치)

한없는 인간의 근심은 전연 알지 못한다.                 ( 無限間愁總未知       무한간수총미지 )

예부터 가인은 흔히 박명한다 하지만,                     ( 自古佳人多薄命       자고가인다박명 )

문을 닫은 채 봄이 다하면 버들 꽃도 지고 말겠지.    ( 閉門春盡楊花落        폐문춘진양화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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