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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각자위정 [ 各自爲政 ]

by 청호반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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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각자 제멋대로 행동하여 전체적인 조화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출전> 좌씨전 (左氏傳)  선공(宣公) 2년

춘추시대 송(宋) 나라와 진(晉) 나라가 서로 협력하였기 때문에 송나라와 초(楚) 나라는 사이가 벌어졌다.  이에 초나라 장왕(莊王)은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동맹국인 정(鄭) 나라로 하여금 송나라를 치도록 하였다.

 정나라 목공(穆公)은 즉시 출병했다. 정나라와의 결전을 하루 앞두고 송나라의 대장 화원(華元)은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특별히 양고기를 장병들에게 준비하였다. 군사들은 모두 기뻐하며 맛있게 먹었지만 화원의 마차를 모는 양짐(羊斟)만은 이 양고기를 먹지 못하였다.

한 부장(副將)이 그 까닭을 묻자 화원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 마차를 모는 사람에게까지 양고기를 먹일 필요는 없네. 마차부는 전쟁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말일세 "

 

 이튿날 양군의 접전이 시작되었다. 화원은 양짐이 모는 마차 위에서 지휘를 하였다. 송나라와 정나라의 군사가 모두 잘 싸워 쉽게 승패가 나지 않자 화원이 양짐에게 명령하였다.

 "마차를 적의 병력이 허술한 오른쪽으로 돌려라"

그러나 양짐은 반대로 정나라 병력이 밀집해 있는 왼쪽으로 마차를 몰았다. 당황한 화원이 방향을 바꾸라고 소리치자 양짐은 이렇게 대꾸했다.

 " 어제 저녁 양고기는 장군께서 다스린 것이고 오늘 이 일은 제가 다스린 것입니다 !  (疇借之羊子爲政 今日之事 我爲政)

 그리고는 곧바로 정나라 군사가 모여 있는 곳으로 마차를 몰았다. 화원은 결국 정나라 군사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대장이 포로가 된 것을 본 송나라 군사는  전의를 잃고 전열(戰列)이 무너졌다.  그 결과 250여 명의 군사가 사로잡히고 사공(司空)까지  포로가 되었다.  정나라 군사는 모두 460량의 병거(兵車)를 포획하는 등 대승을 거두었다.

 화원의 부하들에 대한 차별이나 양짐의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나라를 패망하게 하고 백성들을 죽게 만든 (以其私憾 敗國殄民)" 것이다. 송나라의 대패는 바로 화원과 양짐이 "각자위정" 했기 때문이다.

 

 비단 군사행동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나 사회의 경영에 있어 전체로서의 조화나 개개의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경영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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