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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감정선갈 [甘井先竭 ]

by 청호반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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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맛이 좋은 우물은 빨리 마른다" 는 뜻으로 ,

재능이 있는 사람은 많이 쓰여 일찍 쇠퇴한다는 말이다.

 

<출전> 장자(莊子)  산목장(山木章)

<장자> 외편(外篇) 산목장(山木章)에는 저 유명한 "재여부재(材與不材)"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의 비유에 뒤이어 다음과 같은 우화가 실려 있다.  이 이야기는 공자(孔子)와 태공임(太公任) 간의 대화 형식이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기보다 장자의 비유에 동원된 우화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공자가 진(陳)나라와 채(蔡) 나라 중간에서 사람들에게 갇혀 이레 동안이나 더운 음식을 먹지 못했다. 그때 태공임이 찾아와서 공자를 위문하여 말했다.

 

 "당신은 거의 죽게 되었구려"

공자가 답했다.

"그렇소"

태공임이 말했다.

 " 당신은 죽기를 싫어합니까 ?"

공자가 답했다.

" 그렇소 "

태공임이 말했다.

 

 " 내가 죽지 않는 법을 애기해 주겠소. 동해에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을 의태라 부르는데, 그 새는 본성이 느려서 아무 능력도 없는 듯이 보이지요. 날 때는 다른 새들이 서로 이끌어 주어야 날고, 쉴 때는  다른 새들과 불어 있지요. 나아갈 때는 감히 다른 새들의 앞에 서지 않고, 물러설 때는 다른 새들보다 뒤서지 않지요. 먹이를 먹을 때도 감히 다른 새들보다 앞서 맛보지 않고, 반드시 다른 새가 먹고 난 나머지를 먹지요.  그래서 그 새는 다른 새들 무리에게 배척당하는 일이 없고, 사람들에게도 해를 입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재난을 면하지요. 곧은 나무는 먼저 잘리고(直木先伐), 맛있는 우물은 먼저 말라 버리지요 (甘井先竭). 당신을 보면 자신의 지식을 꾸며 어리석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몸을 닦아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고, 마치 해와 달을 내걸고 가듯이 훤하게 자신을 나타내려 하고 있어요. 그러하기에 환난을 면할 수 없지요.

전에 내가 위대한 덕을 이룬 사람에게서 들은 바에 의하면, " 스스로 뽐내는 자는 공을 잃게 되고, 공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는 자는 실패하게 되며, 명성을 이루고 그대로 머물고자 하는 자는 욕을 보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어느 누가 과연 공명을 마다하고 보통 사람들과 같이 처신하겠습니까 ? 그의 도가 행하여져도 자기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의 덕이 세상에 시행되어도 명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마음을 순수하게 가지고, 언제나 한결같이 행동하여 마치 미치광이인 것처럼 무심하게 공적을 남기지 않고, 권세를 버리며 공명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남을 책잡을 일도 없고, 남에게 책잡힐 일도 없지요. 지인은 세속의 명예를 추구하지 않는 법이건만 당신은 어째서 공명을 좋아하십니까 ?"

 

 이 말을 들은 공자는 곧 사람들과의 교류를 끊고 제자들을 보내고는 자신은 큰 늪가에 숨어 허름한 옷을 입고 도토리와 밤을 주워 먹으며 살았다.

 

 그리하여 짐승들 사이로 들어가도 무리가 흩어지지 않았고, 새들 틈에 들어가도 그 행렬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새와 짐승들도 그를 싫어하지 않았으니 하물며 사람들이야 어떠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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