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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강퍅자용 [剛愎自用]

by 청호반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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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자기의 주장만 고집하면서 제멋대로 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출전> 좌전. 선공 12년

어느 날 진(晉) 나라와 초(楚) 나라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는데 승부가 나기도 전에 초나라 군사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때 진나라 군대의 총사령관이자 중군 주장(主將)이었던 순림보(荀林蚥)는 적군의 형편과 전반적인 정세를 분석한 결과 추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중군 부장(副將)인 선곡(善穀)이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자의적으로 군사들을 거느리고 추격전을 벌였다. 순림보는 할 수 없이 전군에 명령을 내려 초나라 군대를 추격하게 하였다. 이때 초군 진중에서 대부(大夫) 오삼(五參)은 돌아서서 진군을 공격하자고 주장하였고 영윤(令尹) 손숙오(孫叔敖)는 내버려 두고 계속 퇴군하자고 주장하였다. 이에 오삼은 급히 초장왕을 찿아가 싸울 것을 극구 주장하였다.

 " 진나라 장수 순림보는 방금 중군 주장에 임명되었기 때문에 그의 명령을 따르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중군 부장인 선곡은 고집이 세고 모진 사람 (其佐善穀 剛愎不仁)이어서 제멋대로 일을 처결하고 있습니다. 공격하기만 하면 이길 수 있는데 왜 치지 않는단 말입니까 ? "

 

 이리하여 초장왕은 손숙오로 하여금 반격하게 하였는데 결국 진나라 군대는 대패하고 말았다.

 강퍅이라는 말은 이렇게 해서 나온 말인데. 흔히 자용이라는 말과 함께 쓰인다. 예를 들면 " 금사(金史). 적잔합희전 (赤盞合喜傳 )"에 ' 고집이 세고 괴퍅하여 제멋대로 하기를 즐긴다. (性剛愎  好自用) '고 한 글이 있다. 고집이 센 사람들은 흔히 제멋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자용에 관해서는 "좌전. 환공 13년"조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 춘추시대 초무왕 때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초무왕은 굴가(屈暇)라는 장군으로 하여금 근처의 작은 나라인 나국(羅國)을 치게 하였다. 그를 배웅하고 돌아온 두백비(斗伯比)라는 대부가 임금 앞에 나서며 말했다.

 " 이번 싸움에 굴가는 반드시 패할 것인즉 일찌감치 응원군을 보내야 할 줄로 아옵니다."

 이에 초무왕은 싸움을 치르기도 전에 응원군부터 보내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몰라 왕후 등만에게 물었다. 왕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 대답하였다.

 

 " 대부 두백비가 한 말의 참뜻은 응원군을 보내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굴가 장군이 전번에 있었던 운국(隕國)과의 자그마한 싸움에서 이긴 일로 인하여 교만해진 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굴가 장군은 아마 우쭉해져서 반드시 나국을 가볍게 여길 것입니다. ( 自用也 必小羅 )"

초무왕은 왕후의 말을 옳게 여기고 급히 사람을 보내 굴가에게 신중히 행동하라는 명령을 전하게 하였으나 그 사람은 굴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돌아왔다.

 

 결국 굴가의 대군은 나국과 노융국(虜戎國)군사들이 필사적으로 방어하는 바람에 변변히 싸워 보지도 못한 채 대패하고 말았고, 굴가 자신은  이를 부끄럽게 여겨 자살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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