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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걸견폐요 [ 桀犬吠堯 ]

by 청호반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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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선악을 불문하고 저마다 그 주인에게만 충성을 한다.  " 걸(桀)의 개가 요(堯) 임금을 보고도 짖는다"  즉 "걸견폐요" 란 말은 후세에 와서 바뀌게 된 것으로, <사기> 열전(列傳)에는 도척의 개가 요 임금을 보고 짖는다 ( 跖之狗吠堯 )로 되어 있다. 결국 개는 주인만을 알고 그 이외의 사람에게는 사정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출전> 사기(史記)   회음후열전 (淮陰候列傳)

책사 괴통이 한신에게 권유했다.

 " 지금 항우는 남쪽을 차지하고 유방은 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동쪽인 제나라를 차지하고 있는 대왕이 어느 쪽에 가담하느냐에 따라 천하대세가 좌우됩니다. 한왕이 대왕을 제나라 왕으로 봉한 것은 남쪽으로 초나라 항우를 치기 위한 부득이한 조처로 실은 대왕을 속으로 몹시 꺼리고 있습니다. 항우가 망하게 되는 날 대왕의 신변은 위태롭게 됩니다. 지금 항우가 바라고 있듯이 이 기회에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동쪽을 대왕이 차지하고 대세를 관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입니다." 

 

 한신은 며칠을 두고 고민하던 끝에 결국은 괴통의 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았다. 천하기 통일되자 유방은 괴통의 말대로 한신을 없애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초나라 왕으로 봉해졌던 한신은 역적의 누명을 쓰고 장안으로 잡혀오게 되었고, 이렇다 할 증거를 잡을 수 없자, 그를 초왕에서 회음후로 작을 깎았다.

 그 뒤 정말 역적으로 몰려 여후(呂后)의 손에 죽게 되자 한신은, "나의 괴통의 꾀를 듣지 않고 아녀자에게 속은 것을 후회한다. 어찌 운명이 아니었는가" 하는 말을 남겼다.

 

 한신의 말을 전해 들은 한고조 유방은 곧 괴통을 잡아들이게 했다.

 "" 네가 회음후에게 반역하라고 시킨 일이 있는냐 ?" 고조의 물음에 괴통은 태연히 대답했다.

 " 그렇습니다. 신이 반역하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 철부지가 신의 꾀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몸을 망치고 만 것입니다. 만일 그 철부지가 신의 개책을 썼던들 폐하께서 어떻게 그를 죽일 수 있었겠습니까?"

 

 화가 치민 고조는 괴통을 기름 가마에 넣으라고 명령했다.

 " 슬프고 원통하다 !  내가 삶겨 죽다니 ! " 

 괴통은 하늘이 원망스럽다는 듯이 부르짖었다. " 내가 한신을 반하라 시켰다면서 뭐가 원통 하단 말이냐 ?"

 

 " 진(秦) 나라가 그 사슴( 鹿 : 정권 )을 잃은지라 온 천하가 다 함께 이를 쫓았습니다. 그 결과 솜씨가 뛰어나고 발이 빠른 사람이 먼저 얻게 된 것입니다.  도척 같은 도둑놈의 개도 요임금을 보면 짖습니다  (跖之狗吠堯 ).  요임금이 어질지 않아서가 아니라, 개는 원래 그 주인이 아니면 짖기 때문입니다. 당시 신은 다만 한신을 알고 있을 뿐, 폐하는 알지 못했습니다 또 천하에는  폐하가 한 것과 같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만, 힘이 모자라 못할 뿐입니다. 그들을 또 잡아 삶을 작정이십니까 ?'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던 고조도 괴통의 말이 과연 옳다 싶어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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