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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에게 신하가 사직을 주청함. 옛날 관료는 관직에 임명되면 자신의 몸을 임금에게 바친 것으로 여겼다. 때문에 사직을 원하거나 은퇴하고자 할 때 이를 주청 하는 것을 일러 "해골을 돌려달라(乞骸骨)" 고 하여 늙은 관리가 사직을 원할 때 주로 쓰게 되었다.
<출전>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
한(漢) 나라 왕(王) 유방은 천하를 통일하는데 많은 고초를 겪어야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초(楚)의 항우는 강적이었다. 몇 차례나 궁지에 몰렸던 적이 있었다.
한나라 3년( BC 204년)의 일이었다. 한왕은 영양(榮陽)에 진을 치고 항우와 대항하고 있엇다. 지난해에 북상하는 초나라 군대를 이곳에서 방어한 후 한왕은 지구전을 꾀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식량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그래서 수송로를 만드느데 심혈을 기울여 우선 길 양쪽을 담으로 둘러쌓고 그 길을 황하로 잇게 하여 영양의 서북쪽 강기슭에 있는 쌀 창고에서 운반해 오도록 했다.
그러나 이 수송로는 항우의 공격 목표가 되어 한왕 3년에는 몇 번이나 습격을 당해 강탈되었다. 한군은 식량이 부족해서 중대한 위기에 빠져 한왕은 하는 수 없이 강화하기를 청하여 영양 서쪽을 한나라의 땅으로 인정해 주기를 원했다. 항우도 이 정도에서 화목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 뜻을 아부(亞父)로 모시고 있는 범증(范增)에게 의논했다. 그러나 범증은 반대했다.
" 그건 안되오. 지금이야말로 한나라를 휘어잡을 때인데, 여기서 유방을 없애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오 "
반대에 부딪친 항우는 마음이 변하여 갑자기 영양을 포위하고 말았다. 난처해진 것은 한왕이었다. 그러나 그때 진평(陳平)이라는 인물이 계책을 냈다. 진평은 전에 항우의 신하엿으나 유방에게로 온 사람으로 지략이 뛰어났다. 그는 항우의 급한 성미와 지레짐작을 잘하는 기질을 몸소 격은 바 있기 때문에 항우와 범증 사이를 갈라놓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우선 부하를 보내 초나라 군사 속에서 " 범증은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고 항우 몰래 한나라와 내통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단순한 항우는 소문을 그대로 믿고 범증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강화 사신을 한왕에게 보냈다. 진평은 장량(張良) 등 한의 수뇌와 함께 정중하게 사신을 맞이했다. 그리고 소. 양. 돼지 등 맛있는 음식을 내놓고 대접했다. 그리고는 슬며시, "아부(亞夫;범증)께선 안녕하십니까 ?" 하고 물었다.
사신은 먼저 범증에 대한 문안을 하므로 다소 기분이 언짢아서 " 나는 초패왕(項王)의 사신으로 온 것이오" 하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진평은 일부러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 한왕의 사신이라고 ? 난 아부의 사신인 줄로만 알았지" 하면서 극히 냉정한 태도로 돌변, 한번 내놓았던 음식마저 도로 물리고 대신 보잘것없는 식사로 바꾸어 놓고는 나가 버렸다.
이 말을 듣고 발끈한 항우는 그 화풀이를 범증에게로 돌려 한나라와 내통하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판단, 범증에게 주어졌던 권력을 빼앗아버리고 말았다. 범증은 격노했다.
" 천하의 대세는 이미 결정된 거나 다름없으니 왕께서 스스로 마무리를 지으시오. 나는 걸해골(乞骸骨)하여 초야에 묻히기로 하겠소"
범증은 팽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화가 지나쳤음인지 등에 종기가 생겨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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