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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격물치지 [格物致知]

by 청호반 2021.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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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후천적인 지식을 명확히 함.  또는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온전한 지식에 다다른다는 말이다.

<출전>  대학(大學)

 

"사서삼경"하면, 옛날은 글공부하는 사람이면 당연히 읽어야 했고, 그중에서도 "사서" 즉 대학. 논어. 맹자. 중용 네 경전 가운데에서도 특히 대학은 유교의 교의를 간결하게 체계적으로 논술한 명저로서, 그 내용은 3 강령(綱領), 8조 목(條目)으로 요약되어 있다.

3 강령이라 함은 " 명명덕(明明德). 신민(新民). 지어지선(至於至善)"의 3항,  8조 목이라 함은 "격물(格物). 치지(致知).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6항을 합한 8 항목으로, 이것들은 전체로서 유교사상의 체계를 교묘하게 논리적으로 풀어나가고 잇다. 그러나 8조 목 가운데서 6 항목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상세한 해설을 하고 있지만, "격물. 치지" 두 항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설명이 가해져 있지 않다.

 

 "격물치지"를 모르면 단계를 밟아 엮여진 팔조목의 사상이 출발점부터 애매해진다. 그래서 송대(宋代) 이후 유학자 사이에 이 해석을 둘러싸고 이설(異設)이 백출하여 유교 철학의 근본문제로서 논쟁의 과녁이 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학설을 부르짖은 것이 주자와 왕양명이다. 이른바 정주학파(程朱學派)와 육왕학파(陸王學派)가 그것이다.

 <대학>과 <중용>은 원래 오경 중의 하나인 <예기> 속의 한 편명이었는데, 이것을 따로 뽑아서 <논어> <맹자>와 함께 "사서(四書)"라는 이름을 붙여 초학자가 꼭 읽어야 할 경전으로 만든 것이 주자(朱子, 1130~1200)였다. 주자는 격물치지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풀이하고 있다.

 

" 격물은 천하 만물의 이치를 끝까지 캐 들어가는 것이다. ..... 노력을 거듭한 끝에 하루아침에 훤히 통하면 사물의 이치를 다 알게 된다. 이것이 치지다"

 주자는 격(格)을 이른다(至)는 뜻으로, 풀이하여 모든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앎을 가져온다는 치지(致知)는 우리가 말하는 지식의 획득을 뜻하게 된다.

 

 그런데 주자의 견해와는 달리 격을 물리친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물을 물욕(物欲)의 외물(外物)로 주장한 학자에 주자와 같은 시대의 육상산(陸象山)이 있다. 그는 참다운 지혜(良知)를 얻기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물욕을 먼저 물리쳐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육상산의 이 같은 학설을 이어받아 이를 대성한 것이 명(明) 나라의 유명한 학자 왕양명(王陽明, 1472~1529)이다.

 양명의 그 같은 견해는 그의 어록인 <전습록(傳習錄)> 가운데 도처에서 볼 수 있다. 그는 "격물치지"의 "격(格)"을 바르게 한다고 풀이했다. 이 경우 "물(物)'은 외부 세계의 사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향하고 있는 대상을 가리키게 되고, "지(知)는 지식이 아니라, 사람이 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자연스럽고 영묘한 마음의 기능, 즉 맹자가 말한 양지(良知)를 가리키게 된다.

 

 주자의 "격물치지"가 지식 위주인 데 반해 양명은 도덕적 실천을 중하게 여기고 있다. 주자학을 이학(理學)이라고 부르고 양명학을 심학(心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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