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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고성낙일 [孤城落日] - 고사성어

by 청호반 202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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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쓸쓸한 심정이나 삭막한 풍경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출전> 왕유(王維)  송위평사(送韋評事)

" 고성낙일(孤城落日)"은  "외로운 성에 지는 해"라는 뜻으로, 구원군이 오지 않는 고립된 성과 기울어 떨어지는 저녁의 낙조, 기운도 떨어지고 재기할 힘도 없는데,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 처량한 신세로 전략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왕유(王維)의 칠언절구 "송위평사(送韋評事)"에 있는 말이다.

 

장군을 좇아 우현을 잡고자

모래 마당에 말을 달려 거연으로 향한다.

멀리 아노라, 한나라 사신이 소관 밖에서

외로운 성, 지는 해 언저리를 수심으로 바라보리란 것을.

 

欲遂將軍取右賢  沙場走馬向居延  ( 욕수장군취우현  사장주마향거연 )

遙知漢使蕭關外  愁見孤城落日邊  ( 요지한사소관외  수견고성낙일변 )

 

 왕유는 이백(李白), 두보(杜甫)와 나란히 중국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는 동양화와 같은 고요한 맛과 그윽한 정을 풍기는 자연시를 많이 썼다. 여기서는 국경 밖의 땅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정서가 시를 한층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글 제목에 나오는 평사는 법을 맡아 죄인을 다스리는 벼슬 이름으로, 위평사가 장군을 따라 서북 국경 밖으로 떠나면서 심경을 적은 시다.

 

한(漢) 대에 흉노에 좌현왕(左賢王)과 우현왕(右賢王)이 있었는데, 우현왕이 한때 한나라 군대에 포위를 당해 간신히 도망쳐 달아난 일이 있었다.  첫 구절의 우현을 잡는다는 것은, 그 사실을 근거로 자신도 장군을 따라 변방으로 나가 적의 대장을 포로로 잡을 생각으로 사막을 힘차게 말을 달리게 되리라는 뜻이다.

 여기에 나오는 거연이란 곳은 신강성 접경지대에 있는 주천(酒泉)을 말하는데, 남쪽에는 해발 6,455 미터의 기련산(祁連山)이 솟아 있고, 북쪽은 만리장성의 서쪽 끝을 넘어 사막지대가 계속된다.

 

 소관(蕭關)은 진(秦)의 북관(北關)으로도 불리는 곳으로 외곽지대의 본토 방면으로 통하는 출입구 였던 것 같다.

 시의 뜻은, 지금은 우현왕을 사로잡으려는 꿈을 안고 의기도 양양하게 사막을 말을 달려 거연의 요새지로 향하게 되겠지만, 먼 저쪽 소관 밖으로 한나라 사신인 당신이 나가버리면 당신의 눈앞에는 어떤 광경이 벌어진 것인가. 아득히 백사장에 둘러싸인 외로운 성과  다시 그 저쪽에  기울어 가는 저녁 해, 그것을 당신은 수심에 잠긴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나는 몸을 비록 이곳에 있지만 당신이 장차 겪게 될 외롭고 쓸쓸한 심정을 알고도 남음이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한갓 쓸쓸한 풍경과 외로운 심경을 노래한 데 지나지 않지만, "고성낙일"은 보통 멸망의 그날을 초조히 기다리는 그런 심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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