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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관규려측 [管窺蠡測] - 고사성어

by 청호반 2022.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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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롱 관 / 엿볼 규 / 표주박 려 / 잴 측 )

"대롱으로 하늘을 보고 표주박으로 바닷물을 잰다"는 뜻으로, 사물에 대한 이해나 관찰이 매우 좁거나 단편적임을 비유한 말이다.

<유사어>   관규추지 ( 管窺錐指 )

< 출 전 >   한서(漢書)  동방삭전(東方朔傳) 

한무제 때 기인 동방삭(東方朔)은 자신의 재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제에게 중용되지 못했다. 동방삭은 자신이 능력은 있으나 황제에게 크게 쓰이지 못한 삶에 대한 분개를 '답객난(答客難)'이라는 글에서 토로하였다. '답객난'은 한 손님이 묻고 주인인 동방삭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한 편의 부(賦)이다. 어떤 손님이 찾아와 동방삭에게 물었다.

 '소진이나 장의는 만승(萬乘)의 제후를 한 번 만나자마자 경상(卿相)의 자리를 거머쥐었고 그 은덕이 후세에까지 미쳤소이다......... 그대는 스스로 지혜와 능력이 해내(海內)에 짝할 이가 없다고 자부했으니 박학하고 구변 좋고 지혜롭다 이를 만하오. 그러나 온 힘을 다하고 충성을 바쳐 성스런 천자를 섬긴 지 수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관직은 시랑(侍郞)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위는 창을 잡고 경비 서는 기문(期門)을 넘지 못하니 혹시 잘못된 행실이라도 있는 것이 아니오?  친형제도 머물러 살 곳이 없으니 그 연고가 무엇이오 ?'

 

 동방삭은 장탄식을 하고서 대답했다.

 ' 그 속에 담긴 연유는 당신이 다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 어찌 똑같이 이야기할 수 있겠나 ?  대저 소진과 장의의 시대는 주(周) 나라 왕실이 크게 붕괴되어 제후들이 죄회를 드리지 않고 힘으로 징벌하고 권력을 다투어 서로 무력으로 침략하여 12개 제후국으로 합병이 되어서 자웅을 가릴 수가 없었네. 이때는 인재를 얻은 자가 없었네. 이때는 인재를 얻은 자가 강해지고 인재를 잃은 자는 망하는 때라 유세하는 선비가 횡행할 수밖에 없었네. 그래서 그들의 몸은 높은 지위를 누리고 진귀한 보물은 집 안에 가득 찼으며, 밖으로는 곡식창고가 있었으며, 그 은택이 후세에까지 미쳐 자손들이 오래도록 향유하게 되었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그와 같지 않다네........ 지금은 천하가 통일되어, 황제가 어루만지면 안정을 찾고, 뒤흔들면 괴로움을 겪고, 높이 올려주면 장군이 되고, 낮추어 놓으면 포로가 되며, 높이 천거하면 청운(靑雲) 높이 올라앉게 되고, 억누르면 깊은 연못 밑으로 가라앉게 되네. 사람을 기용하면 범이 되고, 쓰지 아니하면 쥐가 되니, 비록 있는 힘을 다해 충성을 바치고자 하여도 어디에서 재주를 발휘하겠는가 ? ......... 만약 소진이나 장의가 나와 더불어 오늘날 함께 태어났다면 장고(掌故)같은 벼슬도 못했을 텐데 어떻게 감히 시랑(侍郞)을 바라기나 하겠는가 ?   그렇기 때문에 때가 다르고 일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라네. ......... 속어에, " 대롱으로 하늘을 엿보고, 표주박으로 바닷물을 헤아리고, 풀줄기로 종을 친다 (以管窺天  以蠡測海  以竿撞鍾 )고 하더니 그래 가지고야 어떻게 하늘의 조리를 관통하여 보고, 바다의 이치를 알아내며, 종소리를 낼 수가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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