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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지록위마 [指鹿爲馬]

by 청호반 202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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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름을 이르는 말이다.

<출전> 사기(史記) 진시황 본기(秦始皇本紀)

진시황 37년 7월, 시황제는 순행 도중 사구(沙丘)의 평대(平臺)에서 죽는다. 시황은 죽기에 앞서 만리장성에 가 있는 태자 부소(扶蘇)를 급히 서울로 불러올려 장례식을 치르라는 조서를 남겼었다.

 그러나 이 조서를 맡은 내시 조고(趙高)가 시황을 따라온 후궁 소생 호해(胡亥)를 설득시키고 승상 이사(李斯)를 협박하여 시황의 죽음을 비밀에 부치고 서울 함양으로 들어오자, 거짓 조서를 발표하여 부소를 죽이고 호해를 보위에 앉힌다. 이것이 2세 황제다.

2세 황제 밑에서 순식간에 출세하여 진의 실권을 잡은 것이 조고이다. 사람들로부터 천대받는 거세자(去勢者)인 환관이었다. 호해는 즉위하자마자, ' 짐은 천하의 모든 쾌락을 다하면서 일생을 보내고 싶다'라고 말한 인물이다.

 

 조고는 이 말에 만족한 웃음을 띠면서 대답했다.

 '참으로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법을 엄하게 하고 형벌을 가혹하게 하여 법의 무서움을 알리는 것이 첫째입니다. 다음에는 선왕 이래의 구신(舊臣)을 모두 제거하고 폐하의 마음에 드는 새 사람을 등용하시면 그들은 폐하를 위해 분골쇄신 정치에 힘을 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폐하께서는 마음 놓고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옳거니, 그렇겠구려' 하고 호해는 대답했다.

 

 이렇게 해서 조고는 라이벌 이사를 죽이고 선제 이래의 대신, 장군, 그리고 왕자까지도 살육하고 승상 자리에 올라 실권을 잡았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호해를 폐하고 제위에까지 오르려는 음모를 꾸몄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궁정에 있는 자들이 아직도 호해를 따르고 있는지, 아니면 자기를 따르고 있는지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만약 자기를 따르지 않으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이 목적을 위해 조고는 실로 괴상 야릇한 시위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

 '이것이 말이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2세는 웃으며, '승상이 실수를 하는구려.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하니.' '아닙니다, 말이옵니다.' 2세는 좌우에 잇는 시신들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은 잠자코 있고, 어떤 사람은 조고의 편을 들어 말이라고 하고, 혹은 정직하게 사슴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러자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은 모조리 법률로 얽어 감옥에 넣고 말았다. 그 뒤로 모든 신하들은 조고가 무서워 그가 하는 일에 다른 의견을 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온 천하가 반란 속에 물 끓듯 하고 있을 때였다. 조고는 2세를 더는 숨길 수 없게 되자, 그를 죽이고 부소의 아들 자영을 임시 황제 자리에 않혔다. 그러나 조고는 자영에게 죽고 만다.

 불에 쌓인 집안에서 권력다툼을 하는 소인의 좁은 생각은 그것이 남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자신을 해치는 것인 줄을 알 리가 없었다.  이래서 억지소리로 남을 몰아세우는 것을 '지록위마'라고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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