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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계구우후 [ 鷄口牛後 ] - 고사성어

by 청호반 2022.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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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머리가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말라"는 뜻으로, 큰 단체의 꼴치보다는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가 낫다는 말이다. 

<출전> 사기(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

전국시대 후기 진(秦)나라가 동진(東進) 정책을 펼치자, 동쪽에 있던 한.위.조.연.제.초 여섯나라는 큰 위협을 느꼇다. 그 무렵, 동주(東周)의 낙양에 소진(蘇秦)이라는 종횡가(縱橫家)가 있었다.

주(周)의 연왕(燕王) 35년(BC 334), 소진은 6국이 연합해서 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는 합종(合縱)의 외교정책을 들고 연나라와 조나라 임금을 설득시킨 다음, 조나라 숙후(肅候)의 후원을 얻어 한나라로 가게 되었다. 소진은 한나라 성혜 왕(宣惠王)을 먼저 이렇게 달랬다.  

 

 " 한나라는 지형이 천연적인 요새로 되어 있고, 훌륭한 무기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군사들은 용맹하기로 이름나 있습니다. 이러한 유리한 조건과 대왕의 현명한 자질로써 공연히 진나라의 비위만 맞추려 한다면 천하의 웃음거리밖에 될 것이 없습니다."

 

 선혜왕은 소진의 말에 다소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기미를 본 소진은 끝에 가서,

 ' 대왕께서 서쪽으로 진나라를 섬기면 진나라는 한나라에 땅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금년에 요구를 들어주면 명년에 또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주다 보면 나중에는 줄 땅이 없게 되고, 주지 않으면 지금까지 준 것이 아무 소용이 없이 화를 입게 될 것이 아닙니까?  또 대왕의 땅은 끝이 있지만, 진나라의 요구는 끝이 없습니다. 끝이 있는 땅을 가지고 끝이 없는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면 이것이 이른바 "원한을 사서 화를 맺는다"는 것으로, 싸우기도 전에 땅부터 먼저 주게 되는 것입니다. 신이 듣건대, 속담에 이르기를 "차라리 닭이 주둥이가 될지언정 소 엉덩이는 되지 말라 ( 寧爲鷄口  無爲牛後 )"고 했습니다. 대왕의 현명하심으로 강한 한나라의 군사를 가지고 계시면서 소 엉덩이의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 대왕을 위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말에 선헤왕은 소진이 예기했던 대로 분연히 안색을 변하며, 발끈 성이 나서 눈을 부릅뜨고 손을 뻗어 칼을 어루만지며 하늘을 우러러보고 탄식하여 말했다.

 ' 과인이 아무리 못 낫지만 진나라를 섬기는 일은 하늘이 무너져도 있을 수 없다.'

 

 어쨌든 간에 이와 같이 하여 이해가 상반되는 6국을 일시적이나마 결합시킨 것은 소진의 꿈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도리어 진의 책동을 초래하여 '합종' 성립의 이듬해에 제나라와 위나라가 진나라의 사주를 받아 조를 쳐 파탄을 가져오게 했다.

 ' 계구우후(鷄口牛後)'는 '닭의 머리는 작으나 존귀하고, 소의 꼬리는 크나 비천하다' 즉 ' 작은 것의 머리가 될지언정 큰 것의 꼬리가 되지 말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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