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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역사] 곡학아세 [曲學阿世] - 고사성어

by 청호반 202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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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을 곡 / 배울 학 / 아첨할 아 / 인간 세 )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첨한다"는 뜻으로 진실하지 못한 학자의 양심과 태도를 비판하는 말. 

또는

자기가 배운 것을 올바로 펴 볼 생각은 않고, 자기의 배움을 굽혀가면서 세상의 비위에 맞추어 출세하려는 그런 태도나 행동을 말한다.

 

<유사어> 어용학자 (御用學者)

< 출 전 > 사기(史記)  / 유림열전(儒林列傳)

한경제(漢景帝, BC 157 ~ 141) 때 학자로 <시경>에 능통해 박사(博士)가 된 원고(轅固)란 사람이 있었다.  원고는 성품이 강직한 사람으로, 옳다고 생각하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할 말을 했다.  경제의 어머니 두태후(竇太后)는 노자(老子)의 숭배자였다. 언젠가 원고가 박식이란 애기를 전해 들은 두태후는 그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노자>의 내용에 대해 물었다.

 " 그댄 노자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

 

 " 노자는 머슴이나 노예와 같은 보잘것없는 사나이입니다. 그러니까 그가 말하는 것은 다 멋대로 떠들어대는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천하 국가를 논하는 인물이 문제시할 가치가 있는 자가 되지 못합니다." 하고 조금도 거리낌 없이 말했다. 과연 태후는 크게 노했다.

 "이 발칙한 놈, 노자를 가짜 취급하다니, 이놈을 곧 하옥시켜라"

 

 옥에 갇힌 원고는 벌로서 매일 돼지를 잡는 일을 하게 되었다.  태후로서는 90이 넘는 노인에게 돼지 잡기란 어려울 것이다. 못하면 못하는 대로 다시 다른 벌을 줄 구실이 된다.라는 생각에서였다. 심술 나쁜  늙은이의 생각이란 이제나 옛날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딱하다고 생각한 것은 황제였다. 예리한 칼을 옥중에 있는 원고에게 주어 돼지를 찌르게 했던 바, 단 한 번에 용하게도 돼지의 심장을 찔러 돼지는 쿵 하고 쓰러졌다. 이 말을 들은 태후는 원고의 울상도 보기가 민망한 데다가 자기 아들이라고는 하나 황제가 그를 두둔하는 데는 더 이상 원고를 괴롭힐 수 없다고 마지못해 원고를 옥에서 풀어 주었다.

 

 이 겁 없고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언하는 태도에 탄복한 황제는 원고를 삼공(三公)의 하나인 청하 왕(淸河王)의 태부(太傅)로 임명했다. 원고는 오랫동안 태부의 자리에 있다가 병으로 그 자리를 물러났다.

 경제의 다음 황제인 무제(武帝, BC 147~87)가 즉위하자, 원고를 현량(賢良)으로 발탁하여 조정으로 불러올렸다.

 

 그러나 아첨을 일삼는 무리들은 원고의 입바른 소리가 무서워 그를 어떻게든지 밀어내려 했다. 그때 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일제히,

 " 원고는 이제 너무 늙어서 아무 일도 볼 수가 없습니다." 하며 맞장구를 쳐가며 그를 헐뜯었다. 무제는 그를 파면시켜 집으로 돌려보내고 말았다. 원고가 조정으로 불려 올라왔을 때, 음흉한 공손홍(公孫弘)도 함께 불려 올라오게 되었는데, 공손홍은 원고의 바른말이 무서워 그를 몹시 꺼려했다. 그 공손홍을 보고 원고는 이렇게 말했다.

 

 "..... 배운 것을 올바로 말하기를 힘쓰고, 배운 것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 일이 없도록 하게 ( 務正學以言  無曲學以阿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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